국내 남성 탈모환자 급속 증가 추세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경희의대 피부과를 찾은 남성형 탈모증 환자 수가 2001년을 기준으로 지난 2005년 146%의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과거 서양 백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던 남성형 탈모가 국내에서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내 남성형 탈모증의 증가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남성 호르몬의 억제를 돕는 피토에스트로겐이 함유된 콩, 쌀, 야채, 도라지, 칡 등의 섭취 감소, 육류 섭취의 증가 등 음식물의 변화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탈모증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남성형 탈모증이다. 남성형 탈모증의 발생률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서양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에게서 그 발생이 훨씬 적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인에서 30~40대에 남성형 탈모증이 40~50%에 이르고, 60세 이후에는 70~80%를 넘는 반면, 동양인에서는 30~40대에 20% 미만, 60세 이후에도 40%를 크게 넘지 않았다.

흔히 대머리라 불리는 남성형 탈모증은 탈모가 발생하는 부위에서 5알파-환원효소의 활성도가 증가해, 남성호르몬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작용을 도와 모발을 얇게 만들어 탈모가 진행되는 질환이다.


이런 남성형 탈모증은 DHT 등의 남성호르몬이 발생에 관여한다는 점이나 그 치료에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를 사용한다는 점 등에서 전립선암을 비롯한 전립선 질환과 매우 유사하다.

전립선암 역시 과거에는 서양인에서 많이 나타났고 국내는 그 발생률이 매우 낮았으나, 최근 국내 환자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0을 기준으로 2005년 전립선암 발생 환자수가 150%나 증가하고 있어 남성형 탈모증의 증가와 비슷한 소견을 보이는 것이다.

서양의 백인에서 많이 나타나던 남성형 탈모의 국내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생활환경의 변화와 식생활의 서구화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사람들은 주로 저지방, 저단백, 고당질의 음식물을 섭취했지만 식생활의 서구화로 패스트푸드와 서양 스타일의 패밀리레스토랑의 유입과 활성화, 외식의 횟수가 증가와 당질이나 야채의 섭취는 감소하고,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쌀 소비량은 1990년에 비해 70%가 줄어든 반면, 육류의 소비량은 170%나 증가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과거 많이 섭취했던 음식들 중 콩, 두부, 된장, 칡, 야채 등에는 피토에스트로겐의 일종인 iosflavonoid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피토에스트로겐은 약하지만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특성을 가지며, 5알파-환원효소, 즉 DHT를 억제하고 남성 호르몬 receptor 또한 억제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이러한 피토에스트로겐을 포함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전립선암이 적게 발생하고, 콩 등의 섭취가 적고 고단백, 고지방의 식생활을 하는 서양인의 혈중에서 피토에스트로겐의 농도가 매우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돼 있다.

남성형 탈모도 이와 마찬가지로 식생활의 서구화, 콩, 쌀, 야채, 도라지, 칡 등의 섭취 감소, 육류 섭취의 증가 등 음식물의 변화가 남성형 탈모증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